IWC, 그리고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

Schaffhausen.

스위스를 다녀오지 않았고,
스위스에 관심있어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과연 시계 마니아일까만은)이라 할지라도,
또 설령 저 단어를 어떻게 발음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Schaffhausen'이란 단어를 보자마자 어렴풋한 시계 이미지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이미 IWC의 마니아다.

스위스 북부 주의 주도. 동명의 폭포로도 유명한 샤프하우젠은
세계적인 Watch Maker, IWC(International Watch Co.)의 고향이다.

140여년 전 미국의 기술자이자 시계장인이었던 Florentine Ariosto Jones에 의해 설립된 IWC는
Patek Philippe, Vasheron Constantin, Breguet, Jaeger Lecoultre 등과 함께
(솔직히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아직 다소 부족하지만 그 인기 면에서 만큼은,)
스위스 Watch Maker를 대표하는 고급 시계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1980~90년대 일본의 Seiko를 필두로 한 저렴한 Quarts Movement가
스위스 In House Movement 시계의 졸립마져 위태롭게 했던 어둠의 동굴을 지나  
비교적 합리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과 높은 기술적 완성도로
무너져가던 스위스 정통 기계식 & Automatic Movement를 이끌던 IWC는
이제 잘나가는 직장인(!!)의 상징처럼
시계 마니아에게는 반드시 거쳐가야하는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그렇다고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유치찬란하기 그지없지만, 우리는 이러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IWC를 대표하는 가장 복잡한 시계는 무엇인가.
IWC가 완성한 Movement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그 해답은 바로 이 시계,
IWC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에서 찾을 수 있다.
(포르투기즈는 IWC의 시계 라인업 중 하나이고,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은 '매우 복잡한' 시계를 통칭하는 말이며,
Ref.는 Reference의 약어로 모델번호 정도로 이해하면 편하다.)

IWC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

IWC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 (IWC 공식웹)

현재 KRW으로 2억9천만원인 이 시계는, 현재까지 IWC 시계 기술의 끝을 보여주는 작품중에 작품이다.
(물론 진짜 끝판대장은 따로 있다.)


[세부 설명]
전세계 연간 50개 한정 생산 (Rose Gold, Platinum 각각 50점 씩)
Automatic Chronograph Movement
44시간 파워 리저브
퍼페추얼 캘린더
(2499년 말까지 년, 월, 일, 요일, 문페이즈까지 자동으로 설정. 단, 백년에 한 번씩 조정 필요)
미닛 리피터 (시, 15분, 1분 단위 시간 알림)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
3기압 방수
16.5 mm 두께
45 mm 다이얼
+

황금 실로 한땀 한땀 장인이 직접 바느질한 악어가죽 밴드

Automatic Movement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로 분류되는 것은
Tourbillon, Minute Repeater, Perpetual calendar 등등인데,
이 시계에는 이 중 버튼을 누르면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기능(Minute Repeater)과
100년 이상 날짜를 맞추지 않아도 정확하게 월, 일, 요일, 문페이즈 등이 표현되는
기능(Perpetual Calendar)을 갖고 있다.

뿐만아니라 IWC의 다른 Complication Watch와는 구분되는 섬세한 크로노 기능을 통해
달력과 시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를 44 mm 작은 공간 안에 모두 구현해 놓았다.
(그렇다고 여친과의 100일, 어머니 생신 같은 것을 알려주진 않는다... -_-;;)

IWC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

IWC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 (IWC 공식웹)

IWC로고가 있는 부분부터 시계 회전 방향대로 각 크로노를 설명하면,
 1) 문페이즈를 통해 달의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현재의 음력일을 알려줌.
 2) 현재 양력 일을 알려줌.
 3) 현재 월과 스톱워치의 시간 표시해줌.
 4) 현재 요일과 현시각의 초를 알려줌.
 5) 작은 연도 창을 통해 현재 연도를 알려줌.

이 같은 기능을 통해 2499년 동안 날짜와 요일을 정확히 맞추게 된다.


Perpetual Calendar 의 가상 Movement 이미지

Perpetual Calendar 의 가상 Movement 이미지 (IWC 카달로그)


이와 유사하지만 다소 저렴한(??) Ref.5032 모델을 소유한 한 마니아의 전언에 따르면
어떤 이는 호기심에 날짜 다이얼을 돌렸다가 연도가 바뀌는 바람에
1년간 사용하지 못하고 고이 모셔두었다고 한다.
(Automatic Movement의 특성상 갖고 다니게 되면 자동으로 Power가 Reserve되어
시계가 작동하는데다,
위스 본사에 보내 수리를 기다리는 것보다 1년간
그냥 장식장에 모셔두는 것이 빠르다하여 그리 했다하니,
그리도 간절히 갖고 싶었던 시계를 눈 앞에 가지고서도
장식장 넘어로만 바라봐야 하는 그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

Case Back은 이 복잡한 Movement 를 숨기려고 하는 듯 'See Through'가 아닌
Rose Gold에 육분의가 아름답게 음각되어 있는데
천체의 고도와 천체간의 거리, 각도를
측정하는 육분의를
Case Back에 담은 것은
IWC의 시계에 대한 철학과 더불어 이 시계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은 아니었을까
?

Case Back

IWC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 Case Back (IWC 공식웹)

쥴리양♥과 방문한 코엑스 현대백화점의 IWC 브띠끄에서 이 시계를 처음 실물로 접하고는
만약 우리에게 얼마가 있으면 이 시계를 구매할 것인가를 논해본 적이 있다.

내가 아무리 휴지대신 오만원자리로 코를 푼다 할지라도,
한 번신은 양말은 두번 다시 신지 않는다는 부자라 할지라도,
팔목에 포르쉐를 두르고 다니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계는 IWC가 제안하는 시계 철학에 가장 근접한 시계이고,
IWC 시계 공학의 절정을 모두 담은 아름다운 물건이기에
나의 새로운 블로그 포스팅의 대상으로 선택하는데 주저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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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을 만나고 싶은 분들은 코엑스 현대백화점 2층 리치몬드 코리아 브띠끄로.
IWC 매장 직원들이야 친절하기로 소문나있고, 조금만 용기 내어 본다면
2억 9천만원짜리 자동차가 아닌 2억 9천만원짜리 시계를 팔목에 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름다운 미닛리피터의 사운드나,
장인의 손길이 담긴 금실로 장식된 오리지널 악어가죽 밴드를 감상할 수는 없겠지만.

IWC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 (IWC 공식웹)

IWC PORTUGUESE GRANDE COMPLICATION Ref.3774 플래티늄 모델 (IWC 공식웹)


- bd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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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5 11:28 2013/02/0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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